민족대표 33인 얼마나 알고 계세요?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소장

이 그림, 교과서나 역사책에서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3.1 운동 민족대표 독립선언도 인데요. 서울 종로 ‘태화관’에 모인 민족 대표들은 “조선은 독립국가이며 조선인은 자주국민이다” 라는 독립선언문을 낭독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전국에 걸쳐 3.1 운동이 거국적으로 확산됐는데요.

3.1 운동 100년을 맞아 태화관에 모였던 민족대표 33인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상단의 ‘종교’, ‘출생지’ 등의 탭을 누르시면 거기에 맞게 33인이 분류됩니다. 그리고 각 인물 사진을 클릭하면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으로 연결돼 보다 해당 인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민족 대표 33인은 종교로 긴밀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같은 종교인끼리 의기투합해서 3.1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자고 결의를 미리 한 거죠.
종교별로 보면 기독교가 17명으로 가장 많고 동학에서 이름을 바꾼 천도교가 14명, 불교가 2명이었습니다.
색깔별로 구분해 봤습니다.
기독교 불교 천도교
민족 대표 33인은 전국 각지에서 모였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평안도가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경기와 충청도가 7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 밖에 전라도와 황해도, 경상도, 함경도 등 그야말로 조선 8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건데요.
색깔별로 구분해 봤습니다.
평안도 서울·경기 충청도 전라도 황해도 경상도 함경도
3.1 운동의 정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까지 이어져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라고 명시됩니다.
때문에 33인은 대부분 대한민국 수립에 뚜렷한 공을 세운 자에게 수여하는 ‘건국훈장’을 받았습니다.
건국훈장은 등급에 따라 대한민국장-대통령장-독립장-애국장-애족장으로 나뉘는데
3명은 대한민국장, 25명은 대통령장, 1명은 독립장을 받았습니다.
색깔별로 구분해 보았습니다.
대한민국장 대통령장 독립장
33명 중엔 3.1 운동 이후 일제에 투항해 친일로 전향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희도, 정춘수, 최린 3명 인데요.
박희도와 최린‘조선인 징병제’와 관련해 각각 준비위원과 협력운동 발기인을 맡아
같은 민족을 전쟁터로 내모는 일을 도왔습니다.
정춘수일제 황민화 운동에 협력하는 등 친일 행각을 벌였습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3.1 독립선언서를 낭독할 때 나이는 어느 정도나 됐을까요?
가장 어린 사람이 만 30세였고 많은 사람은 63세로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특징적인 건 당시 최연소였던 김창준과 박희도는 각각 월북친일행각 때문에
건국훈장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나이 순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독립선언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3년 형을 선고받고
서대문 형무소 등에 수감돼 옥고를 치렀습니다.
이 가운데 양한묵 선생은 3.1 운동 이후 겨우 86일 만에 감옥에서 별세하기도 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민족의 독립이었지만 18명은 광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12명은 감격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친일파로 전향했던 3명은 살아남아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에 체포되어 조사를 받았습니다.
가장 오래 생존한 분은 이갑성 선생입니다.
1981년에 향년 95세로 서거할 때까지 해마다 거행되는 3·1기념행사에 참석하다가 여생을 마쳤습니다.

* 사진 출처: '독립운동사' 제2권, 독립기념관, 정렬 기준: 가.나.다 순

어떤가요? 3.1 독립만세 운동을 이끌어낸 민족 대표들의 면모와 행적이 한 눈에 들어오나요?

다시 위 그림 얘기를 하겠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그림 안에 모인 사람은 33명이 아닌 29명입니다. 그 이유는 대표 가운데 길선주와 김병조, 유여대, 정춘수 4명은 1919년 3월1일 지방에 머무르며 그 지역의 독립운동을 이끄느라 서울에 올라오지 못해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민족대표 33인이라고는 하지만 대표를 맡았던 의암 손병희 선생과 시집 ‘님의 침묵’ 등을 출간한 만해 한용운 선생 등 일부만이 우리에게 익숙할 뿐 나머지 인물들은 우리가 잘 모르는 게 사실입니다. 3.1운동은 일제강점기 암흑의 시절 우리 민족의 자주성과 혼을 전 세계에 알리고, 나아가 이후 독립 투쟁과 대한민국 건설의 뿌리가 됬습니다. 3.1운동의 불꽃을 일으킨 민족 대표들 33인에 대해 더 자세하고 정확히 아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취재 : 오수호 / 제작 : 김명윤, 공민진